법원의 판단
1심은 어린이집 원장에게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원장이 1세 아동을 보호자와 분리해 원장실 밖으로 데리고 나왔으면서도 특정 보육교사를 지정하지 않고 불특정 교사들에게 “아이 좀 봐주세요”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난 점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후 아동은 약 25분 동안 별도의 보호 없이 어린이집 내부를 돌아다니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1심 유죄 판단 이후 항소심에서는 아직 정식 입소하지 않은 아동에게까지 어린이집 원장이 보육교사를 별도로 지정해 배치할 의무가 있는지, 원장의 행동과 사고 사이에 형사책임을 인정할 정도의 인과관계가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됐습니다.
항소심은 입소절차가 끝나지 않은 아동에게 원장이 별도의 보육교사를 지정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까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고에는 뜨거운 냄비를 바닥에 둔 조리사와 조리실 문을 잠그지 않은 보육교사의 과실이 직접 작용했다고 보고 1심을 파기한 뒤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정식 입소 여부보다 어린이집이 아동에 대한 보호를 실제로 넘겨받았는지를 중요하게 봤습니다. 원장이 보호자에게서 1세 아동을 분리해 원장실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면 어린이집이 아동에 대한 보호의무를 실질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원장은 특정 보육교사를 지정하는 등 실제 보호와 관찰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조리사와 보육교사에게 별도의 과실이 있더라도 원장의 보호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끊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