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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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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자해막으려다 질식사가 된 안타까운 비극, 경찰과 구급대원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있을까?
조회수1
2026-10-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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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앤강 법률사무소의 강영준, 강소영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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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길거리에 술에 취한 사람이 쓰러져 있거나 주변 사람들과 시비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술에 취한 사람을 진정시키거나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돕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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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과 119 구급대원은 긴급한 상황에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 현장에서 모든 위험을 미리 예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몇 초 사이에 상황이 달라질 수 있고, 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선택한 행동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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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과정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했다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과 구급대원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당시 선택한 조치가 적절했는지, 위험을 미리 알 수 있었는지, 사고를 막을 다른 방법이 있었는지에 따라 형사책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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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원에서는 자해를 시도하는 사람을 보호하려다 질식사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2명과 119 구급대원 2명에 대한 재판이 열렸습니다.


사건 개요

경찰관 2명은 늦은 밤 길거리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현장에는 술에 취한 사람이 있었고, 경찰관들은 귀가를 권유하며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우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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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술에 취한 사람은 경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경찰관들을 때리고 거세게 저항하면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습니다. 경찰관들은 계속되는 저항을 막기 위해 양손에 수갑을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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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사람은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다가 자신의 혀를 깨물며 자해를 시도했습니다. 경찰관들은 자해를 막기 위해 손가락을 입안에 넣었다가 물리기도 했고, 다른 물건을 입에 물리는 방법도 시도했습니다. 자해가 계속되자 현장에서 구한 수건을 입안에 넣어 혀를 깨무는 행동을 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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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요청을 받은 119 구급대원 2명도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구급대원들은 이미 경찰관들이 수건을 이용해 자해를 막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수건을 다른 물건으로 교체하는 방법을 논의했지만 즉시 제거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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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자해를 시도하던 사람에게 심정지가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경찰관과 구급대원들은 수건을 제거하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습니다만 병원으로 옮겨진 사람은 결국 기도가 막혀 발생한 질식으로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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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경찰관들이 질식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수건을 사용했고, 구급대원들도 수건을 즉시 제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경찰관과 구급대원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형법 제268조에서 정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는지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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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과실치사죄는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당시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 사고를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지,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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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먼저 경찰관들의 행동을 검토했습니다. 당시 체포된 사람은 정상적인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술에 취해 있었고, 경찰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자신의 몸을 해치는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경찰관들은 자해로 생명에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신속하게 행동을 제지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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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경찰관들이 자해를 막기 위해 수건을 사용한 판단이 당시 현장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거나 경찰관에게 허용된 재량을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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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체포된 사람의 저항이 줄어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자해 위험이 사라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저항이 줄어든 이유가 심리적으로 진정됐기 때문인지, 호흡곤란 등 신체적인 이상이 발생했기 때문인지 현장에서 구분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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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들은 경찰관들보다 늦게 도착해 현장 상황에 관한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이미 경찰관들이 자해를 막으며 현장을 통제하고 있었고, 수건을 제거하면 자해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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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들이 수건을 대신할 물건을 제안하는 등 다른 방법을 검토한 사실도 인정됐습니다. 법원은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당시처럼 급박한 현장에서는 전문 의료진이라도 수건을 즉시 제거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으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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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재판에서는 검사가 범죄사실을 합리적인 의심이 남지 않을 정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재판부는 경찰관과 구급대원들이 질식 위험을 예상하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데도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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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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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도 모두 무죄 의견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만장일치로 이루어진 배심원들의 평결을 존중해 경찰관과 구급대원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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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경찰관과 구급대원은 위험한 현장에서 짧은 시간 안에 여러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경찰관은 주변 사람들의 안전과 현장 통제를 고려해야 하고, 구급대원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적절한 응급조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여러 위험이 동시에 발생하면 어떤 조치를 먼저 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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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긴급조치에는 일정한 재량이 인정됩니다. 사고가 발생했다면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이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지, 다른 방법을 선택할 여유가 있었는지, 전문적인 교육과 장비가 충분히 마련돼 있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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