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사건 내용을 보면 조직은 해외 메신저를 통해 접근했습니다. 자신을 이라크에 파병된 정형외과 의사라고 소개했고 한국에서 함께 살고 싶다는 말로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이후 “이라크에서 받은 금을 한국으로 보내야 하는데 배송료와 보험료, 통관 비용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돈을 요구했습니다. 피고인은 실제로 이런 말을 믿고 약 9천2백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이 로맨스스캠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해당 수법 자체도 이해하게 됩니다.
여기서 사건이 끝났다면 전형적인 피해 사례로 남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조직은 다시 연락했습니다. 이전에 사칭했던 인물이 다시 접근해 “피고인 명의 계좌로 들어오는 돈으로 코인을 구매해서 보내주면 이전 피해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고 피고인은 여기에 응하게 됩니다. 이미 사기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식한 상태였음에도 피해 회복 기대 때문에 다시 조직과 연결된 것입니다.
조직은 동시에 또 다른 피해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에서 근무하는 UN 군의관을 사칭했습니다. “한국에 정착하려고 하는데 300만 달러 화물을 보내야 한다” “비용을 대신 내주면 나중에 갚겠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속였고 피해자는 여러 차례 송금을 하게 됩니다. 피해 금액은 약 1억480만 원에 달했습니다.
피고인은 자기 계좌로 입금된 돈이 사기 피해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해당 금액을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로 옮긴 뒤 테더 코인을 구매했고 이후 조직이 지정한 전자지갑으로 전송했습니다. 법원은 이런 행위를 단순한 계좌 사용 수준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직접 피해자를 속인 사람은 아니더라도 사기 조직이 범행 수익을 이동시키는 과정에 필요한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고 결국 사기방조죄가 인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