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판단
법원의 판단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숙박업소에 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강제추행과 강간은 없었다는 취지로 다투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해자가 상담기관 진술 경찰 조사 법정 진술에 이르기까지 핵심 내용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진술이 실제 겪은 일처럼 자연스럽고 중요한 부분에서 앞뒤가 맞는지를 본다는 뜻입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범행이 이루어진 경위와 당시 피고인의 행동 그리고 자신이 느낀 감정과 반응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 사건 직후 곧바로 가족에게 피해를 알리고 112 신고와 고소가 이어진 점도 중요하게 판단했습니다. 이런 즉시성은 뒤늦게 꾸며낸 이야기보다 실제 피해 직후의 반응에 가깝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피고인 측은 피해자 진술에 일부 차이가 있고 외부 개입으로 진술이 오염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장애가 있는 피해자의 경우 세부 표현이 다소 흔들릴 수 있고 이틀 동안 여러 차례 피해가 이어진 사안에서는 기억이 일부 섞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본 것입니다. 결국 법원은 진술 전체의 줄기와 핵심이 유지되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했습니다.
판결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객관적 증거와 피고인 진술의 모순입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제출한 옷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된 점을 근거로 피해자 신체 접촉이 실제로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진술만으로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객관 자료가 있으면 피해자 진술을 보강하는 의미가 커집니다.
반대로 피고인의 설명은 수사 단계에서 계속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피해자를 잠깐 만졌을 뿐이라고 했다가 숙박업소에 간 사실이 드러나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이후에는 피해자가 먼저 따라왔다거나 먼저 들어갔다는 식으로 진술했었습니다. 법원은 이런 변화 자체가 피고인 진술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보았습니다. CCTV에서도 피해자가 스스로 적극적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아니라 피고인을 따라가는 장면이 확인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해자 진술 하나만 놓고 본 것이 아니라 신고 경위 DNA CCTV 피고인의 말 바뀜을 모두 종합해 범행을 인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