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판단
법원은 사전통지서 송달부터 문제가 있다고 봤습니다. 병무청 내부 처리규정에는 사전통지서가 반송되면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 등으로 주소지를 다시 확인하고 1회 이상 재통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뒤에도 송달이 곤란한 경우에 한해 공시송달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주민등록상 주소 이전을 하지 않은 사실은 있었지만 실제로는 종전 주소지에서 약 3.5km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고 병역법 위반 형사재판에도 출석하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병적조회서에는 휴대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도 확보돼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병무청은 그 연락처를 이용해 실제 거주지를 확인하려는 시도 없이 곧바로 공시송달로 넘어갔습니다. 법원은 이런 사정이라면 공시송달의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쉽게 말해 우편이 반송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어차피 못 찾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이 사건 공개처분은 이름과 주소를 공개하는 침익적 처분입니다. 침익적 처분은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정처분을 말합니다. 이런 처분일수록 사전통지와 의견제출 기회는 더 엄격하게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었습니다.
법원은 최종 공개 고지 문서의 송달도 별도로 문제 삼았습니다. 병무청은 공개 대상자에게 “언제 어떤 내용이 홈페이지에 공개되는지”와 불복방법을 문서로 고지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 문서가 최종 공개결정을 상대방에게 바깥으로 드러내는 기능을 가진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피고는 이 문서를 두 차례 등기우편으로 보냈으나 반송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인정할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공시송달을 했다는 자료도 부족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이 고지 문서가 적법하게 송달됐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봤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유제시의무와 고지의무입니다. 이유제시의무는 왜 이런 처분을 받는지 당사자가 알 수 있게 하는 의무입니다. 고지의무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지와 그 기간을 알려주는 의무입니다. 법원은 이런 절차가 적법하게 이행되지 않았다면 최종 공개결정 역시 상대방에게 적법하게 표시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설령 공시송달 자체가 적법했다고 가정하더라도 공시송달은 공고 즉시 효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14일이 지나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공개결정이 상대방에게 적법하게 표시되기도 전에 홈페이지 게시라는 집행행위부터 먼저 해버렸다는 것입니다. 통지가 먼저이고 그다음 집행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공개부터 하고 나중에 고지 효력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법원은 이 점만으로도 위법하다고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