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판단
법원은 먼저 화재의 발화 지점과 원인을 살폈습니다. 화재 감식 결과와 현장 조사에 따르면 불은 손수레 위 폐지 더미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차량 결함이나 전기적 요인 등 다른 발화 가능성은 배제되었습니다. CCTV 영상에는 피고인이 주차장에 들어가 손수레 인근에 머무는 동안 특정 위치에서 두 차례 불빛이 나타나는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수사기관은 동일한 환경에서 라이터로 종이류에 불을 붙이는 재현 실험을 실시했고 영상 속 불빛의 형태와 위치가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간접 증거들을 종합해 피고인이 라이터로 폐지 더미에 불을 붙였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의 여부에 대해서도 법원은 주차장의 구조와 시간대를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해당 주차장은 각 세대의 공용 출입구와 바로 연결된 공간이었고 불을 붙인 시각은 대부분의 주민이 귀가했을 가능성이 높은 밤 시간이었습니다. 피고인은 불이 붙은 뒤 현장을 떠나면서도 불이 계속 타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하고도 이를 끄거나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화재가 건물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위험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그대로 두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로 작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