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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부동산 중개는 안하고 전세계약서만 써준 공인중개사, 사기에 이용됐다면 책임이 있을까?
조회수3
2026-08-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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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앤강 법률사무소의 강영준, 강소영 변호사입니다.

부동산 거래에서 공인중개사가 작성하고 서명·날인한 계약서는 거래당사자에게 상당한 신뢰를 줍니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이름, 보증금, 임대차기간이 기재되고 공인중개사의 서명과 도장까지 들어가 있다면 계약서에 적힌 임대차관계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기 쉽습니다. 금융기관에서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심사하거나 계약관계를 확인할 때도 계약서는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 거래를 중개하지 않은 공인중개사가 지인의 부탁을 받고 계약서 작성만 도와주는 경우입니다. 당사자끼리 이미 합의했으니 서류만 만들어 달라는 부탁부터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직접 방문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설명만 듣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자신이 거래를 주선한 것이 아니므로 계약 이후 발생한 문제까지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에서는 실제 전세계약을 중개하지 않은 공인중개사가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작성해 준 전세계약서가 대출사기에 이용되면서 거액의 손해가 발생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사건 개요

여러 사람이 실제 임차인이 아닌 사람을 내세워 허위 전세계약을 만들고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돈을 가로채는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범행에 가담한 사람들은 실제 임대차관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꾸민 전세계약서를 이용했고, 이후 대출금 편취 범행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문제가 된 공인중개사는 사기 일당 중 한 사람이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을 대리하는 사람처럼 행동하자 말을 믿고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줬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임대인과 임차인을 연결하거나 조건을 조율해 계약을 성사시킨 것은 아니었습니다.

작성된 전세계약서는 사기 범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사기 일당은 허위 임대차관계가 기재된 계약서를 이용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전세보증금 담보대출을 받았고, 금융기관은 대출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피해를 입은 금융기관은 공인중개사가 실제 거래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준 행동 때문에 사기 범행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은 공인중개사의 중개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다거나 공인중개사의 행동과 금융기관의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고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실제 중개를 하지 않은 공인중개사가 계약서만 작성한 행동에 어떤 책임을 부담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공인중개사가 거래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는 범위를 살폈습니다. 공인중개사법은 중개대상물에 관한 중개가 완성되면 개업공인중개사가 거래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작성해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계약서에는 공인중개사가 서명하고 날인해야 하며 거래금액 등 거래내용을 거짓으로 적어서도 안 됩니다.

대법원은 관련 규정의 취지를 토대로 공인중개사가 실제 중개를 완료했을 때 거래계약서를 작성·교부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자신이 중개하지 않은 거래에 관해 공인중개사 명의로 계약서를 만들어 주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작성한 부동산 계약서는 거래당사자 외의 사람에게도 계약관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법상 공동불법행위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되기 위해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범행을 함께 계획하거나 서로의 행동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불법행위를 쉽게 만들어 주는 행동도 방조가 될 수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에서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에 의한 방조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가 실제 거래당사자도 아닌 사람에게 자신이 중개하지 않은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줬다면 제3자가 계약서 내용을 진짜 임대차관계라고 믿고 금융거래 등을 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결국 공인중개사가 실제 중개행위 없이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사기 일당에게 전달한 행동은 공인중개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며, 허위 계약서를 이용한 대출사기를 쉽게 만들어 준 방조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

법원은 공인중개사의 과실과 피해자의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부동산 계약서는 보증금과 대출금처럼 큰돈이 움직이는 근거자료가 됩니다. 공인중개사의 명의와 서명·날인이 들어간 계약서라면 거래당사자와 금융기관을 포함한 제3자가 계약 내용을 신뢰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실제 거래를 확인하지 않은 채 계약서 작성에 관여했다면 사기범과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계약서가 만들어진 경위와 사용 목적, 확인 과정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사기로 이미 손해가 발생했다면 돈을 직접 가져간 사람의 재산만 추적하기보다 계약 체결부터 자금 지급까지 관여한 사람들의 역할과 책임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앤강 법률사무소대한민국 1위 기업 삼성대한민국 1위 로펌 김앤장 출신 변호사들이 처음부터 직접 사건 상담을 진행하며 철저한 사건 분석 및 검토를 통해 의뢰인의 사건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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