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범행은 해외에 마련된 콜센터형 사무실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범죄조직은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로 주식 리딩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관심을 보인 사람을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채팅방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처음부터 투자금을 요구한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주식 리딩을 해주겠다” “고수익을 낼 수 있다” “기존 손실을 복구해줄 수 있다”는 말로 피해자의 불안과 기대를 자극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흔들릴 수 있는 문장들이었습니다.
조직 내부에는 역할이 세세하게 나뉘어 있었습니다. 전체 범행을 지휘하는 총책이 있었고 조직원을 관리하며 범행 방법을 교육하는 관리책이 있었습니다. 피해자와 직접 채팅하는 기망책 피해자와 통화하는 콜센터, 채팅방 안에서 실제 투자자인 것처럼 수익 후기를 올리는 바람잡이, 대화 내용을 한국인이 쓴 말처럼 다듬는 번역책 대포통장이나 조직원을 모으는 모집책도 있었습니다. 바람잡이는 추천받은 종목을 사고팔아 몇백 퍼센트 수익을 얻었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피해자는 여러 사람이 수익을 내고 있다고 믿게 됐고 채팅방 전체가 하나의 투자 성공 사례처럼 꾸며졌습니다.
피해자가 관심을 보이면 조직원들은 허위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했습니다. 가짜 금융 사이트 링크를 보내 휴대전화에 설치하게 했고 해당 앱을 통해 주식 거래를 하면 최소 600%에서 1,000%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취지로 속였습니다. 기관 매수 자격으로 일반 투자자보다 30% 싸게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고 매도할 때에는 시중가로 팔 수 있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도 사용됐습니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기관 물량” “배정” “수수료” 같은 표현이 피해자를 속이는 도구로 쓰였습니다.
범죄조직은 주식을 매매해 피해자에게 수익을 얻게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습니다. 조직의 목적은 투자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송금받아 가로채는 것이었습니다. 피해자는 화면상 수익률이나 채팅방 분위기를 보고 정상 거래가 진행된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가짜 거래소 외관을 갖춘 앱과 조직적인 채팅 시나리오에 속은 것입니다.
범죄조직은 피해자들로부터 합계 약 10억 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것으로 인정됐고 법원은 범행을 개인의 일시적인 사기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설계된 투자리딩방 사기로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