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를 단순한 온라인 대화나 고민 상담의 범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자살을 고민하던 사람들에게 죽는 방법을 설명했고 실제 실행에 필요한 도구와 장소를 준비했습니다. 법원은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자살 실행을 돕고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자살방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행위는 더욱 무겁게 평가됐습니다. 피해자 B씨는 15세로 판단능력이 충분히 성숙했다고 보기 어려운 나이였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불안감을 덜어주며 헬륨가스를 이용한 자살 방법을 설명하고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반복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자살을 망설이던 피해자에게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며 자살 의지를 강화했다고 본 것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자살에 필요한 수면유도제와 감기약을 구매해 주었고 주거지에는 헬륨가스와 관련 도구도 준비되어 있는 이런 행위들이 자살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와 지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도 쟁점이 됐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실종아동을 보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은 다르게 보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가출한 미성년자를 자신의 주거지에 머물게 하면서 숙식 등을 제공했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발견과 복귀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항소심은 이런 행위가 실종아동 미신고 보호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실행을 돕는 수준에 이르렀다면 형사책임이 성립할 수 있으며,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추가적인 범죄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