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판단
법원은 대기발령 기준부터 확인했습니다. 회사 규정상 대기발령은 통상해고 사유가 있는 사람에게 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 통상해고 사유는 근무성적 및 능률이 현저하게 불량하고 직무수행능력이 없다고 판정되었을 때로 적혀 있었습니다. 즉 대기발령이 정당하려면 애초에 그 직원이 정말 심한 저성과 상태여야 합니다. 법원은 뒤에서 해고 부분을 자세히 판단한 뒤 원고가 그런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고 따라서 대기발령 자체도 정당한 인사권 행사 범위 안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해고사유 서면통지 문제는 회사 쪽 손을 들어줬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법원은 원고가 해고통지서와 사전 면담 그리고 평가표 제시 등을 통해 자신의 해고사유를 충분히 알고 대응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회사 승패를 가르지는 못했습니다. 핵심은 해고사유가 실제로 정당했는지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저성과자 해고에 관한 기준을 비교적 길게 설명했습니다. 회사가 취업규칙에 저성과를 해고사유로 적어 놓았다고 해도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하고 근로자의 성적이나 능력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낮은 정도를 넘어서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개선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할 정도여야 합니다.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라는 표현은 보통 사람 기준으로 봐도 회사를 계속 다니기 어려운 상태라는 뜻입니다. 법원은 원고가 이 단계까지 갔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원고의 장기간 인사평가 점수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점수 흐름은 들쑥날쑥했지만 오랜 기간 평균이 대체로 3점대였고 회사 내부 기준상 3점은 목표 대비 100퍼센트 수준으로 직무에서 요구되는 수준과 조직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냈다는 의미였습니다. 회사는 원고가 경남권에서 실적을 내자 더 큰 팀의 팀장으로 발령했고 이후에는 서울 전체와 경기북부까지 관할하는 조직을 맡겼습니다. 승진도 누락 없이 이루어졌고 연봉도 계속 올랐습니다. 법원은 근무성적이 정말 현저히 불량한 사람에게 회사가 이런 식으로 더 큰 조직을 계속 맡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회사는 원고가 2021년과 2022년 평가에서 하위권이었고 2023년 상반기 전국 팀장 평가에서도 최하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회사 평가는 관리이익 같은 사업실적이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인테리어사업부 실적 악화에는 신제품 출시 비용 증가 제품 교체주기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불황 같은 외부 요인도 작용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사업부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을 팀장 한 사람의 책임으로만 돌리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2021년 평가에는 원고가 팀장으로 발령받기 전 기간의 실적까지 섞여 있었고 2023년 상반기 평가는 조직개편 대상 팀장들만 놓고 비교한 자료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지역별 시장 규모와 영업환경도 서로 다른데 전국 단순 순위 비교만으로 저성과를 단정하는 것도 무리라고 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회사가 들고 온 하위권 순위 자료만으로 원고가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못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