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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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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성과 낮다며 역량향상프로그램 진행 뒤 해고, 정당할까?
조회수91
2026-04-1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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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앤강 법률사무소의 강영준, 강소영 변호사입니다.

회사가 어느 날 당신에게 성과가 부족하니 더는 같이 일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구조조정도 아니고 징계도 아닙니다. 문제는 당신의 실적과 능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대기발령을 내린 뒤 교육과 평가를 받게 하고 그 결과를 근거로 결국 해고까지 밀어붙입니다. 듣기만 하면 회사가 할 만큼 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절차가 직원을 살리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내보내기 위한 순서로 쓰일 때가 있습니다. 목표는 애초부터 달성하기 어렵게 잡혀 있고 프로그램을 통과한 사람은 없으며 중간에는 계속 사직 권유가 따라붙는 식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회사는 한 팀장을 저성과자로 분류한 뒤 현업에서 빼고 두 차례의 역량향상프로그램을 거쳐 해고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평가와 개선 기회가 주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법원은 그 외형만 보지 않았습니다. 저성과자 해고라는 말 뒤에 실제로 어떤 평가가 있었는지 그 평가가 사람을 가려내기 위한 장치였는지까지 따졌고 결론은 회사 쪽에 불리하게 나왔습니다.


사건 개요

원고는 2000년 말부터 회사의 전신 회사에 입사해 영업직으로 일해 온 직원이었습니다. 판매 업무를 담당했고 담당과 과장을 거쳐 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후에도 팀장으로 근무했고 2023년 7월까지 인테리어사업부 산하 팀을 맡고 있었습니다. 회사는 인테리어사업부 실적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조직개편을 실시했고 2023년 7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원고를 포함한 12명을 저성과자로 분류해 대기발령 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그 뒤 원고는 2023년 8월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습니다. 회사는 대기발령 대상자들에게 위로금 지급 등을 조건으로 사직을 권유했고 12명 중 10명은 받아들였지만 원고를 포함한 2명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원고는 현업 부서에서 빠져 인사팀 소속으로 바뀌어 역량향상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1차와 2차로 나뉘어 각각 약 3개월씩 진행됐습니다. 구성은 도전과제 수행 80퍼센트 업무개선 과제연구 10퍼센트 직무와 공통역량 온라인교육 10퍼센트였고 종합점수 80점 이상을 받아야만 현업 복귀가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1차에서 56.8점 2차에서 56.6점을 받았습니다.

결국 회사는 2024년 4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원고를 해고하기로 했고 실제로 2024년 4월 5일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해고통지서에는 수도권 시장에서 자사 매출 확대와 사업 아이템 다각화 노력이 부족해 역량이 모자라다고 보았고 두 차례 프로그램 결과도 기준점에 미달했다는 취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회사가 보기에 해고는 이미 준비된 마지막 단계였던 셈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대기발령과 해고 둘 다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먼저 대기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없고 생활상 불이익이 큰 데다 절차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해고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문제 삼았습니다. 하나는 해고사유가 제대로 적힌 서면통지가 있었는지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더 본질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정말로 자신이 사회통념상 더는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저성과자였는지 그리고 회사가 실제로 능력을 개선할 기회를 주었는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대기발령 기준부터 확인했습니다. 회사 규정상 대기발령은 통상해고 사유가 있는 사람에게 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 통상해고 사유는 근무성적 및 능률이 현저하게 불량하고 직무수행능력이 없다고 판정되었을 때로 적혀 있었습니다. 즉 대기발령이 정당하려면 애초에 그 직원이 정말 심한 저성과 상태여야 합니다. 법원은 뒤에서 해고 부분을 자세히 판단한 뒤 원고가 그런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고 따라서 대기발령 자체도 정당한 인사권 행사 범위 안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해고사유 서면통지 문제는 회사 쪽 손을 들어줬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법원은 원고가 해고통지서와 사전 면담 그리고 평가표 제시 등을 통해 자신의 해고사유를 충분히 알고 대응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회사 승패를 가르지는 못했습니다. 핵심은 해고사유가 실제로 정당했는지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저성과자 해고에 관한 기준을 비교적 길게 설명했습니다. 회사가 취업규칙에 저성과를 해고사유로 적어 놓았다고 해도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하고 근로자의 성적이나 능력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낮은 정도를 넘어서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개선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할 정도여야 합니다.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라는 표현은 보통 사람 기준으로 봐도 회사를 계속 다니기 어려운 상태라는 뜻입니다. 법원은 원고가 이 단계까지 갔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원고의 장기간 인사평가 점수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점수 흐름은 들쑥날쑥했지만 오랜 기간 평균이 대체로 3점대였고 회사 내부 기준상 3점은 목표 대비 100퍼센트 수준으로 직무에서 요구되는 수준과 조직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냈다는 의미였습니다. 회사는 원고가 경남권에서 실적을 내자 더 큰 팀의 팀장으로 발령했고 이후에는 서울 전체와 경기북부까지 관할하는 조직을 맡겼습니다. 승진도 누락 없이 이루어졌고 연봉도 계속 올랐습니다. 법원은 근무성적이 정말 현저히 불량한 사람에게 회사가 이런 식으로 더 큰 조직을 계속 맡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회사는 원고가 2021년과 2022년 평가에서 하위권이었고 2023년 상반기 전국 팀장 평가에서도 최하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회사 평가는 관리이익 같은 사업실적이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인테리어사업부 실적 악화에는 신제품 출시 비용 증가 제품 교체주기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불황 같은 외부 요인도 작용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사업부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을 팀장 한 사람의 책임으로만 돌리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2021년 평가에는 원고가 팀장으로 발령받기 전 기간의 실적까지 섞여 있었고 2023년 상반기 평가는 조직개편 대상 팀장들만 놓고 비교한 자료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지역별 시장 규모와 영업환경도 서로 다른데 전국 단순 순위 비교만으로 저성과를 단정하는 것도 무리라고 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회사가 들고 온 하위권 순위 자료만으로 원고가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못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

법원은 2024년 4월 5일 자 해고가 무효라고 확인했습니다.

회사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일부 기각됐지만 핵심인 해고무효확인과 상당액의 임금 청구는 받아들여졌습니다.


특정한 사람을 내보내기로 마음먹은 뒤 평가 항목을 불리하게 설계하고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을 붙인 다음 점수가 낮으니 해고한다고 밀어붙일 수는 없습니다. 판결에서는 그 사람이 장기간 어떤 평가를 받아 왔는지 어떤 보직을 맡아 왔는지 승진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회사가 현실적인 개선 기회를 줬는지까지 전부 검토하게 됩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대기발령을 받고 프로그램 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해서 바로 포기할 사안이 아닐 수 있습니다. 평가 기준이 이상하게 바뀌었는지 목표가 비현실적인지 프로그램 통과 사례가 있었는지 사직 권유가 병행됐는지 같은 요소를 따져봐야 합니다.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는 저성과자 관리 제도를 운영하려면 평소부터 일관된 평가 체계를 갖추고 실제 교육과 전환배치를 통해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퇴직을 결론 내린 흔적이 보이면 소송에서 불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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