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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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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부모 집 안방 금고 훔친 차남, 처벌불원서가 바꾼 재판 결과
조회수57
2026-04-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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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앤강 법률사무소의 강영준, 강소영 변호사입니다.

가족 사이에서 돈이나 귀중품 문제가 터지면 외부의 절도 사건과는 다르게 처벌 절차가 별도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아들이 부모 집 안방 드레스룸에 있던 금고를 통째로 가져간 사안이었습니다. 행위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절도인데, 재판의 결론은 범행의 모양새보다도 가족관계와 피해자의 의사에 의해 갈렸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 친족 사이 재산범죄에서 왜 고소가 중요해졌는지 또 처벌불원서 한 장이 왜 유무죄보다 더 큰 쟁점이 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결국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사건 개요

사건 내용을 보면 피고인은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주거지 안방 드레스룸에 있던 금고 1개와 그 안의 재물을 접이식 수레에 실어 가지고 갔다고 기소됐습니다. 금고 자체를 이동시켰고 수레를 사용했다는 점도 우발적인 범행보다는 반출을 염두에 둔 행동으로 읽힙니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의 아들이라는 점입니다. 즉 직계비속이고 친족이라는 신분관계입니다. 이 신분관계 때문에 일반 절도와는 다른 조문이 연결됩니다. 절도죄는 형법 제329조가 기본인데 친족 사이 재산범죄에는 형법 제328조가 준용됩니다.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친족상도례부터 봐야 합니다. 원래 형법 제328조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등 일정한 가족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범죄에 대해서는 형을 면제하는 구조를 두고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부모 돈을 자식이 가져가도 국가가 형벌권을 뒤로 물리는 경우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제도는 가족 내부 문제를 형벌로까지 끌고 가지 말자는 오래된 발상에서 나왔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판이 커졌습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 회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약한 위치의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27일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개정 전 조항의 적용을 중지시켰습니다. 입법 취지 자체를 전면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후 국회는 해당 조항을 개정해 친족 간 재산범죄를 아예 처벌불능으로 두지 않고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 구조로 바꿨습니다. 법무부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올라온 개정 이유도 같은 방향입니다. 친족 간 범행이라도 무조건 봐주는 방식은 버리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면 국가가 개입할 수 있게 바꾼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더 중요한 이유는 개정법이 적용되는 시점에 범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정 형법은 2025년 12월 31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됐고 부칙에서 2024년 6월 27일 이후 최초로 지은 범죄부터 적용된다고 정했습니다. 이 사건 범행일은 2024년 12월 입니다. 그래서 과거처럼 “가족이니 형 면제”라고 볼 수는 없고 반대로 일반 절도처럼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끝까지 처벌하는 것도 아니게 됐습니다. 새 틀에서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 측은 1심 선고 전에 피해자들 명의의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단순한 감형 자료가 아니라 고소 취소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유죄냐 무죄냐의 문제가 아니라 고소가 유지되고 있었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친고죄에서 고소가 취소되면 법원은 더 이상 본안에서 유죄를 선고할 수 없고 공소기각을 해야 합니다.


법원의 판단

원심은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차남이고 범행 시점이 2024년 6월 27일 이후라는 점을 먼저 확인한 다음 이미 개정 규정의 적용 대상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1심 선고 전에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사실을 토대로 고소가 취소된 상태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원심으로서는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에 따라 공소기각판결을 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는 고소가 있어야 논하는 사건에서 그 고소가 취소된 때 공소를 기각하도록 정한 규정입니다. 대법원은 원심에 친고죄에서의 고소 취소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판결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수원지방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가족 내부의 재산범죄도 이제는 예전처럼 자동으로 덮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부모 자식 사이 일이라도 피해자가 고소하면 형사사건으로 갈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반대로 피해자의 의사표시가 절차를 뒤집을 만큼 강하게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부모 자식 형제자매 사이 분쟁은 민사 문제와 형사 문제가 함께 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고 안에 들어 있던 돈이 누구 소유인지 생활비인지 보관금인지 상속 분쟁과 연결되는지에 따라 또 다른 다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 사이 사건일수록 고소 유지 여부와 합의 문서의 효력 그리고 병행될 수 있는 민사 대응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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